Welcome Back! TETRIS


1.
안해본 사람이 없다는 한게임 테트리스.
나도 열혈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고 참 열심히 했었다. 테트리스를 하면서 밤을 샌 적도 있었으니...
그때는 '테트리스 같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동경도 했었다.

그런 생각을 잊은 채 그냥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프로젝트가 막바지 단계로 들어갈 즈음,
내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테트리스'라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어제의 내가 그토록 동경하던 업무를 오늘의 나는 하고 있으면서도 바보 같이 몰랐던 거다.

말도 안되는 요구와 여러 곳의 입김, 압박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프로젝트에 대해 궁시렁거리고 다녔었지만,
지금은... 이처럼 개발자의 축복을 받은 프로젝트가 또 있을까...
처음에 미워한 게 너무 미안해서 더 챙겨주고 사랑해주고 싶다.


2.
내부적으로 사업적 성과에 대해 기대와 걱정이 참 많고, 한게임이라고 하면 고스톱과 포커의 인상이 강하지만...
난 그 모든 것을 떠나 '한게임'을 진정 대표할 수 있는 게임은 역시 테트리스라고 생각한다.

블리자드가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를 크게 성공시켰지만
여러 의미로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진정한 타이틀은 워크래프트였고
그 의지를 이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사업적 성공을 이뤘듯이,
한게임 테트리스 역시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3.
자세한 숫자는 따져봐야 알겠지만,
직간접적으로 테트리스에 참여한 사람을 모두 합하면 어림잡아도 100명이 훌쩍 넘는 것 같다.
크레딧 페이지가 나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는지 보다 잘 알게 되겠지..

모두들 고생하셨어요, 계속 힘내요. ^^

by 플루 | 2008/10/16 02:42 | My Company Code | 트랙백 | 덧글(1)

잡생각

고등학교 시절, 이메일이 유행하기 시작했었는데 당시에는 웹메일이 없던 때라 이메일을 사용하려면 아웃룩 등의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일일이 복잡한 설정을 해야만 했었다.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야 어떻게든 사용했었지만, 어른들은 도통 그러질 못하셨다. 일단 세팅이 되면 메일을 보내고 받는 건 하시겠는데 거기까지 가는 게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지금이야 랜선만 연결되면 인터넷에 연결되는 세상이지만, 당시에는 인터넷에 연결하려면 PPP, SLIP 등의 전화선 연결 세팅도 해야했고 POP3, SMTP 같은 메일 클라이언트 세팅도 해야했으니 컴퓨터 자판에도 익숙치 않은 어른들에게는 당연히 어려웠을 거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처음 보람을 느꼈던 때가 그 무렵이다. 하이텔, 천리안 같은 통신사만 선택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으면 복잡한 세팅은 알아서 다 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었었는데, 어른들께서 너무 좋아하셨다. 내 손을 꼭 움켜쥐시고는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는데, 그때는 어려서 그분들이 그렇게 지나칠 정도로 고마워하시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그걸 이해한다. 사실 그 분들은 이메일 보다는 시대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래저래 주변 환경도 점점 낯설어져가는데 이메일이라는 녀석이 더욱 고달프게 하니 속으로는 얼마나 애를 태우셨겠는가. 그런 점은 10년 전 컴퓨터를 배우시던 어르신들이나 지금 컴퓨터를 배우시는 어르신들이나 크게 다르진 않더라.

어쨌거나 그때 느낀 바가 있어, 이후의 내 모든 작업은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 '쓰는 이에게 가치를 주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갔다. 언제나 그런 원칙이 지켜진 것은 아니지만, 지난 세월 동안 내 프로그램에 그 원칙을 담아내는 방법은 확실히 발전한 것 같다. 프로그램을 알아보기 쉽게 짜고 재활용성을 높이는 것도 그 방법의 시작이지만, 더 나아가서 프로그래밍 외적 요소(기획, 디자인 등)부터 고려가 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프로그램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사용성',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하도록 내 주변부터 꾸준히 설득을 하는 과정인 것이다.

...

그동안 이것저것 조금씩이라도 주워 들으려 한 게 있어서, 컴퓨터와 관련해서는 어느 분야의 사람을 만나더라도 다행히 이야기는 통하는 편이다. 간혹 그렇게 얘기를 하다보면 사기를 잘 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_-) '왜 웹에 있냐, 이쪽 분야로 와라.' 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내가 웹 분야에 있는 이유는 현 시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는 데에 가장 가까이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웹이 기술적 난이도나 만족도에 있어서 뭔가 매니악하거나 도전적인 만족감은 떨어질지 모르나, 내가 실현하고자하는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기술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사실 웹이라는 표현보다는 인터넷 기술이라 지칭하는 게 맞을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적용된다. 사람이 돌덩이를 10m 옮기든 기계가 돌덩이를 10m 옮기든 그 일에 사용된 에너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사람을 좀 더 편하게 하는 수단을 우리는 '기술'이라고 부른다.
기술 그 자체로만 보면 웹 또한 다른 기술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고 이건 내게 큰 의미를 지닌다.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 거기에 약간의 가속도를 더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기술적 가치가 크게 도움이 된다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도 내겐 나쁘지 않은 일이다.

by 플루 | 2008/09/11 00:50 | Computer Code | 트랙백 | 덧글(2)

나이

다른 사람과 자신의 나이를 비교하지 말라.
자신이 살아온 세월에 대해 젊은이나 늙은이나
스스로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은 언제나 젊고 행복하겠지만,
자신이 살아온 시간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면
그 사람은 그저 무책임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나이를 세는 건 무엇을 하기 전이 아니라
무엇을 하고 난 후, 한참 나중에서야 하는 것이다.

by 플루 | 2008/08/28 09:38 | Free Cod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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