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인물 사진을 향한 도전과 삽질

어제와 오늘 회사에서 팀, 실분들을 상대로 사진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_-;
(반강제적으로 실험 대상이 되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 광우씨, 미안해!)

사람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사물이나 풍경과는 또 다른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관련해서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1. 자연스럽게 행동하다가도 카메라가 느껴지면 갑자기 표정이 어색해지고 딱딱해진다.
다행히(?) 제 카메라는 대충 찍어도 사람이 잘 나온다는 인식이 팀 내에 퍼져서 거부감이 덜 하지만, 역시나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져서 평소의 좋은 표정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메라가 작아서 부담이 덜 느껴진다는 분도 계셨는데, 아무래도 이건 카메라의 크기와는 상관없는 문제인 듯합니다. 실제로 1D 같은 큰 바디에 망원렌즈를 달고 가까이서 사진을 찍어도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죠. 방송용 카메라는 부피가 일반 카메라보다 훨씬 크지만 TV 다큐멘터리 같은 곳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아냅니다.

2. 예측하기 어려운 피사체의 움직임.
보라매 공원에서 강아지를 찍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대상이 움직이면서 사진이 흐트러지거나 초점이 어긋나는 일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기 그지없지만 사진이 흐려져서 못쓰게 된 경우라고나 할까요.
군대에서 사격 훈련을 조금 받아보신 분들은 아마 양안 사격 연습을 해보셨을 겁니다. 대상의 주변 상황에 더욱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두 눈을 뜨고 사격을 하는 건데요, 사진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강아지나 비둘기를 찍을 때 괜찮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얻었었죠. (물론 전 연습이 좀 더 필요합니다. -_ㅜ)
하지만 사람일 때는 조금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몸 전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표정도 중요한 요소이기에 자연스러운 한순간을 딱 집어낸다는 것이 어렵더군요.

3. 그래서 교감
음악 공연에서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요소는 관객들과의 '교감'입니다. 관객들 앞에서 단순히 자신의 감정만을 담아서 연주를 하는 것과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연주를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죠.
사진에도 같은 요소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느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이 사진작가는 어떤 할머니를 알게 되었는데, 이 할머니께서는 좀처럼 웃지 않으시지만 웃을 때의 표정은 아주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이 사진작가는 할머니께서 웃으시는 순간을 포착해서 그 표정을 담아내려고 하지만 타이밍이 어긋나거나 원하는 표정이 아닌 등의 이유로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러다 할머니께서는 외지에 나간 자식들의 전화를 받거나 이웃들로부터 좋은 소식이 있을 때 웃으신다는 것을 이 사진작가는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을 할머니와 같이 마음으로부터 기뻐하며, 자신의 웃음과 할머니의 웃음을 하나로 느낄 수 있게 되었죠. 그 사진작가는 정말 기뻐하는 할머니의 웃는 모습을 멋지게 담아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웃는 표정을 잡아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그 사람을 웃게 하는지 알 수 있다면, 사진도 더욱 진실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by 플루 | 2007/06/26 22:42 | Free Cod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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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wing at 2007/06/27 01:16
찍사가 웃겨야 해. 가족사진 찍을때도 보니까 아저씨가 우리의 안면근육을 위해 코미디 하시던데...
Commented by 이상준(주니) at 2007/06/27 10:49
요즘에 나오는 캐논CF 보면 .. 찍사가 사람들(피사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보이던데..
뭐든지.. 깊이 들어가면 깊이 들어갈수록 어려워 지는것 같네요..
Commented by bugzzang at 2007/06/27 14:51
저같은 경우,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때는 수동모드를 주로 활용합니다.
넘들처럼 빠른 AF 에 연사모드로 갈겨 버리고 싶지만.. 지금 바디로는 무리인지라.. ^^;
Commented by 플루 at 2007/06/27 15:07
wing // 맨투맨 촬영이라면 그럴 수 있겠는데, 3자 입장에서 하는 인물 촬영은 그게 어렵죠.. -_ㅜ
'저 두 명 정말 대화하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 ^0^' 하고 사진을 찍을려고 치면 이미 그 순간은 지나가 있더라는... ^^;
Commented by 플루 at 2007/06/27 15:09
이상준 // 맞아요, 그런데 어렵게 들어갈려고 해서 어려운 건 아닌지 한번 반성은 해봐야 할 듯 합니다.. 으흐;
Commented by 플루 at 2007/06/27 15:12
bugzzang // 그 AF에 연사모드 한번 시도해보고 나서, 그렇게 사진 찍는 사람들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수동으로 찍는 노하우 좀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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